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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책 쏟아내는데 '진료제한' 응급실은 급증. 원인 알고 보니?
- 올 들어 응급실 진료제한 메시지 표출 23% 급증
- 김선민 의원 "명절 대혼란 막으려면 대책마련 시급"
"응급실 문이 열려 있으면 뭐 합니까. 응급실은 말 그대로 응급처치를 하고 전문진료가 가능한 부서로 환자를 뿌려주는 관문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수술, 시술 등 이른바 '배후 진료'가 필요한 환자를 받으려면 전문진료과의 여력이 돼야 한다는 얘기죠."
서울 한 대형병원의 바이탈과 전문의는 "전공의 공백이 6개월을 넘어가면서 그들의 빈자리를 채워온 전문의들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정부가 최근 논란이 되는 '응급실 뺑뺑이'를 해결하겠다며 연일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배후 진료'의 위기에 있다는 것이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응급의료 현장의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의료인력이 없어 응급실 진료가 가로막히는 사례는 연일 증가하고 있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응급실 진료 제한 메시지 표출현황' 자료를 전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 들어 '응급실 진료 제한'는메시지를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띄운 경우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 제한' 메시지는 응급실 처치 뒤 후속 진료가 불가능하다는 뜻으로 중앙응급의료센터의 종합상황판에 표시된다.
조사 결과 의대 증원 발표로 전공의들이 대거 병원을 이탈한 2월부터 8월 26일까지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실에 표출된 응급실 진료 제한 메시지는 총 7만 241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5만 9004건 대비 1만 3407건(22.7%)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 8월에 병원들이 띄운 응급실 진료 제한 메시지는 1만 610건으로 전년 동기(6971건) 대비 3639건이나 늘었다. 그중 전문의 부재 등 의료인력 사유가 3721건(35.1%)을 차지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의 대규모 이탈로 특정 진료 과목별로 배후 진료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응급실들이 일부 질환 환자를 진료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공지한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이제 곧 돌아오는 추석 명절에는 사건·사고가 잦아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이 더욱 늘어날 텐데,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대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는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전공의 대거 사직으로 인해 응급실 운영에 일부 어려움이 있는 것은 맞지만 붕괴를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되려 고질적으로 이어져 온 응급의료 현장의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의료개혁이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현재 응급의료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기존 의료체계에서도 있었던 문제"라며 "이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정부가 의료개혁을 추진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 공백이 6개월 이상 장기화하면서 배후 진료가 약화되고, 일부 응급현장 의료진이 이탈하는 등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며 "응급의료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지자체, 의료기관들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모든 역량을 동원해 철저히 대처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공사장에서 추락한 70대, 수술할 의사 찾던 중 숨져. 1시간 10분 만에 응급실 이송
응급실 대란이 현실화된 가운데 지난 2일 부산 기장군의 한 공사 현장에서 추락한 70대 근로자가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수술할 의사를 찾다가 안타깝게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4일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8시 11분 기장군 한 축산시설 신축 공사 현장 2층에서 70대 노동자 A 씨가 자재를 운반하던 중 바닥으로 떨어졌다.
신고받고 출동한 구급대는 10여분 만에 현장에 출동해 A 씨를 응급처치했다.
부산소방본부 관계자는 "A 씨는 의식은 있었지만, 거동이 아예 안 됐고 팔다리와 가슴 쪽에 골절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후두부에 출혈까지 있어 응급처치했다"라고 밝혔다.
A 씨의 직장 동료에 따르면, 응급처치를 끝낸 구급대는 병원 여러 곳에 전화했지만 거부되다가 현장에서 50㎞ 떨어진 고신대 병원에 수용이 가능해 A 씨는 약 30분 만에 병원에 도착했다.
추락 신고부터 소방 출동, 응급처치, 병원 선정, 병원 도착까지 1시간 10여분이 걸려 오전 9시 23분에 도착했다.
그러나 고신대병원도 응급실 진료는 가능하나 수술은 불가한 상황이었다.
병원 진찰 결과 A씨는 등뼈 골절로 폐가 손상될 수 있어 긴급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병원 측은 다시 수술이 가능한 곳을 알아보던 중 A 씨가 사고 4시간여 만인 낮 12시 30분께 숨을 거뒀다.
고신대병원 관계자는 "응급실은 여러 전문의가 돌아가면서 담당하고 있어 운영되고 있지만, 수술이 가능한 흉부외과 전문의는 당시에 수술할 수 없는 상태여서 다른 병원을 알아보고 있었다"면서 "의정 갈등 상황으로 전공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라 특별히 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라고 밝혔다.
경찰, '사용 중단' 해피머니 상품권 발행사 압수수색
경찰이 ‘티메프(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에 연루돼 사용 중지된 해피머니 상품권 발행사의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4일 오전 9시부터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해피머니아이엔씨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앞서 해피머니 상품권 구매자들은 티몬과 위메프에서 할인된 금액으로 상품권을 샀는데 정산 지연 사태로 상품권을 쓰지 못하고 환불도 못 받고 있다며 류승선 해피머니아이엔씨 대표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8월부터 관련 사건 54건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피머니아이엔씨는 지난달 27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 회생 개시와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을 신청했다. 서울회생법원 회생 1부는 지난달 28일 해피머니아이엔씨에 대해 보전 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이는 회사의 자산과 부채를 동결하고 가압류·가처분 등 개별적 채권 회수를 금지하는 절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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