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수도권 최대 150mm '물폭탄 주의보'
- 28일 광주 274.6mm... 한 달 치 내려
- 제방 붕괴 등 주민 대피. 1명 실종
폭우 피해를 불러온 장마전선이 남하하면서 29일부터 다시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남부지방과 제주를 중심으로 장맛비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도권에도 최대 150㎜의 ‘물폭탄’이 쏟아질 전망이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소강상태를 보인 장맛비는 이튿날부터 다시 시작된다.
서쪽에서 발달한 저기압과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29∼30일 50∼120㎜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수도권과 서해 5도, 일부 내륙은 150㎜ 이상 내리고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다음 달 1일까지 250㎜ 이상의 많은 비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수도권 등 중부 지방에는 29일 낮부터 밤까지 시간당 30~60㎜의 거센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호남과 경남을 중심으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리며 피해가 속출했다. 광주에 내린 누적 강수량 274.6㎜는 평년 한 달 치 강수량과 맞먹었다.
전남 함평군 엄다면에선 전날 오전 10시23분쯤 수리시설 감시원인 오모(67·여)씨가 수문 주변의 부유물을 제거하다 실종돼 소방 당국이 수색작업에 나섰다. 전남 여수·고흥·나주·함평·담양 등지에도 200㎜에 가까운 비가 내려 주택 침수 40여 건, 도로 침수 20여 건 등 피해가 잇따랐다.
광주에서는 이날 오전 5시30분쯤 북구 석곡동 석곡천 제방 일부가 유실돼 일대 주민 100여 명이 인근 초등학교 강당으로 대피했다.
경남에도 200㎜가 넘는 폭우가 내려 이날 0시40분쯤 통영시 광도면 안정리 국도 77호선에 토사와 낙석이 쏟아지면서 왕복 2차로 일부가 통제됐다 3시간 후쯤 재개됐다. 남해군 이동면과 삼동면 등 4개 지역에서는 주택 침수로 주민들이 대피했다.
전북에서도 비 피해가 잇따랐다. 정읍시 산내면에서는 이날 오전 9시 5분쯤 729번 지방도로 법면(흙으로 쌓은 경사면)이 무너져 내려 한동안 차량이 통제됐다.
오전 5시34분쯤 순창군 유등면에서는 밭에서 쓸려 내려온 토사가 주택을 덮쳤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무사 귀국 하셨군요" 해외여행 갔다 오니 보험사가 준 것
해외여행 활발해지며 여행자보험 계약 작년의 6배로
이달 중순 해외로 휴가를 다녀온 직장인 A 씨는 여행 전 들어놨던 해외 여행자보험료 일부를 환불받았다. 해외 여행자보험은 해외에서 생기는 사고에 대비해 드는 상품이다. 해외에서 아프거나 다치거나, 물건을 도난당하는 등 손해가 생겨야지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특별히 보험금을 청구할 일이 없었어도 보험사에서 돈을 받은 것이다.
무사히 귀국하면 냈던 보험료에서 10%를 돌려주는 상품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A 씨는 “해외에 나갈 때마다 보험료는 없는 돈인 셈 치는데, 2000원 안 되는 돈이라도 돌려받으니 왠지 이득을 본 기분”이라고 했다.
불붙은 여행자보험 유치 경쟁
최근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이처럼 안전하게 귀국하면 보험료의 10%를 환급해 주는 여행자보험 상품을 새로 내놨다.
카카오페이가 작년 10월 손해보험사를 출범한 이후 내놓은 두 번째 보험 상품이다. 앞서 보이스피싱 등을 보장하는 금융안심보험은 업계의 큰 반향을 불러오진 못했지만, 여행자보험은 ‘무사 귀국 시 보험료 환급’이라는 차별화한 보장을 담으며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2명이 함께 가입하면 보험료를 5%, 3명 이상이면 10% 할인도 해준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출시 초기보다 여행자보험 하루 평균 신규 가입이 2배가량 늘었다”라고 했다.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해외 여행객이 크게 늘면서 손해보험사들의 여행자보험 경쟁이 불붙고 있다. 특히 팬데믹 이전과 달리 차별화한 특약을 선보이며 7~8월 여름 휴가철 대목을 노리는 움직임도 보인다.
27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보사 5곳의 해외여행자보험 신계약 건수는 49만9535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8만 6175건)에 비해 6배 가까이로 늘었다. 이미 작년 한 해 동안 가입 건수(49만 5601건)를 넘겼다. 코로나 기간 묶였던 해외로 가는 길이 열리면서 여행자보험 가입이 폭증하고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여행자보험은 손해율(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액 비율)이 50% 내외로 낮고, 소비자가 다른 보험 상품에 관심을 갖게끔 하는 미끼상품 역할을 해 중소보험사에서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고 했다.
캐롯손해보험의 경우 간편결제 업체인 페이코 모바일 앱에서 여행자보험을 들면 보험료를 20%(최대 1만 원) 즉시 할인해 준다. 또 보험료의 10%를 페이코 포인트(최대 5000포인트)로 돌려줘 사실상 가격을 낮췄다.
하나손해보험은 해외에서 폭력으로 상해를 입었을 때 변호사 선임비를 지원하는 특약을 선보였다. 통상 여행자보험이 의료비 보장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법률 비용까지 보장하는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혐오 범죄를 걱정하는 가입자를 노렸다.
"실손보험 있다면 국내 치료비 보장은 제외"
전문가들은 해외 여행자보험을 들 때 무작정 저렴한 상품을 들기보다는 여행지의 특성이나 본인의 상황에 맞는 보장을 설계하는 편이 좋다고 한다. 특히 이미 실손보험을 들고 있는 경우, 해외여행 중 발생한 상해, 질병에 대해 국내병원을 이용하면 의료비를 보장하는 국내 치료비 특약은 굳이 중복으로 가입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여행자보험은 대개 설계사 없이 본인이 직접 드는 만큼, 스스로 필요한 보장을 설계하는 가입자가 많다. 예컨대 동남아 여행을 계획하는 한 가입자는 2시간만 비행기가 지연돼도 보상을 해주는 특약에 들었다고 했다.
이용하는 저가 항공이 항공편 지연으로 악명 높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일본 여행을 계획하는 또 다른 가입자는 휴대품 손해 담보를 뺐다. 그는 “유럽 여행 때는 소매치기가 걱정돼 휴대품 손해 보장을 든든하게 들었는데, 일본은 상대적으로 그럴 위험이 낮다고 판단했다”라고 했다.
노동계, 최저임금위 심의 불참 선언. 29일 심의시한 넘기나
- 근로자위원들 8차 전원회의에서 "노동탄압에 항의" 전원 퇴장
- 회의 반쪽 진행. 경영계, 최초 요구안으로 '동결' 제시
내년 적용할 최저임금 수준을 논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 제8차 전원회의가 '정부의 노동 탄압'을 이유로 근로자위원 전원이 퇴장하면서 파행했다.
이로써 오는 29일까지 이틀 남은 최저임금 논의 법정 시한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 제8차 전원회의 도중 근로자위원들은 "최저임금 노동자의 생명과 삶을 담보로 정부의 비상식적인 노동 탄압이 난무하는 상황"이라면서 심의 불참을 선언했다.
지난달 31일 전남 광양에서 '망루 농성'을 벌이다 체포될 때 흉기를 휘둘러 진압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지난 2일 구속된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을 고용노동부가 직권 해촉하면서 비게 된 근로자위원 자리 때문이다.
한국노총은 공석에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을 재추 천했는데, 노동부는 전날 한국노총에 보낸 공문에서 "해촉 된 위원과 공동불법행위 혐의로 수사 중인 상황"이라면서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한국노총 류기섭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에서 "노동 탄압 국면 속에서 법정구속 상태인 김 사무처장의 불리한 여건을 악용해 강제 해촉한 것은 떳떳하지 못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어떤 외부 요인에도 지켜져야 할 최저임금위의 독립성, 자율성 공정성이 무너졌다"라며 "최저임금 노동자의 생명과 삶을 담보로 정부의 비상식적인 노동 탄압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더는 회의 참석이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짜인 구도에서 심의가 진행돼야 하는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거들었다.
모두발언 직후 근로자위원 8명은 모두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사용자위원과 공익위원들은 근로자위원들 없이 회의를 이어갔다.
이날 회의가 '반쪽짜리'로 진행됨에 따라 최저임금 논의가 법정 시한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최저임금위는 심의 요청을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최저임금 수준을 의결해 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올해 법정 시한은 오는 29일이다.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1988년 이래로 법정 시한이 준수된 적은 9번뿐이다. 작년에는 2014년에 이어 8년 만에 시한을 지켰다.
최저임금안을 의결하려면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 모두 3분의 1 이상씩 출석해야 한다. 다만 2회 이상 출석 요구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의결을 할 수 있다.
류 사무총장은 정부세종청사를 나서기 전 기자들과 만나 "기소 단계에 이르지도 않은 상황에서 (김만재 위원장을) 위촉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전혀 납득할 수 없다"라며 김 위원장 대신 다른 인물을 추천할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어 "(다음 회의 참석은) 지금 장담하기 어렵다"라며 "노동부 대응이라든지 해결 방안을 통해 정확한 메시지가 전달돼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부위원장도 "월급 빼고 다 오른 상황에서 제대로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라며 "경영계에서 최저임금 동결이 아니라 적정 수준의 요구안을 제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노동계는 이날 '장외' 투쟁도 병행했다.
민주노총을 포함한 37개 노동·시민단체는 이날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본부 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오후에는 한국노총이 서울 남대문 인근에서 노총 소속 노조 대표자와 간부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결의대회를 열고 윤석열 정권 심판과 최저임금 인상을 촉구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전날부터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 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천막농성에 돌입하기도 했다.
앞서 근로자위원들은 내수 소비 활성화, 임금 불평등 해소, 노동자 실질임금 감소 등을 이유로 올해보다 26.9% 인상한 시급 1만 2천210원을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요구했다. 월급(월 209시간 노동 기준)으로 환산하면 255만 1천890원이다.
이날 경영계도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시급 9천620원·월급 201만580원, 즉 '동결'을 제시했다.
사용자위원들은 동결 이유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임금 지급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최저임금이 중위 임금의 60%를 초과했고 비혼 단신 저임금 근로자의 생계비를 상회했다고 주장했다.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최저임금 인상률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 최저임금 인상의 소득분배 개선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숙박음식업의 경우 작년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서 최저임금 수준이 중위 임금의 90.4%였다"라며 "이는 숙박음식업의 (임금) 지급 능력에 대한 고려 없이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제9차 전원회의는 오는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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