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역 흉기 난동' 최원종, 오늘 첫 재판. "피해망상 증세 보여"
서현역 인근 백화점에서 교통사고를 내고, 흉기를 휘두르며 2명을 숨지게 한 최원종(22)에 대한 첫 재판이 진행된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 2부(강현구 부장판사)는 14일 오전 10시 30분 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혐의로 구속기소 된 최원종에 대한 1차 공판 기일을 진행한다.
재판은 공개가 원칙이지만, 최원종 측은 첫 공판을 앞두고 비공개 재판 결정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기일에는 피고인이 이같이 요청한 사유와 검찰의 공소사실 등에 대한 최원종 측의 입장 확인이 이뤄질 예정이다.
최원종은 지난달 3일 오후 5시 56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AK플라자 분당점 부근에서 모친 소유의 모닝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5명을 들이받고, 이후 차에서 내려 백화점에 들어가 9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차에 치였던 60대 여성 1명이 사건 발생 사흘 만인 지난달 6일 사망했고, 역시 차량 돌진으로 피해를 본 20대 여성 1명이 뇌사 상태로 치료받다 같은 달 28일 숨졌다. 이 밖에 시민 5명이 중상, 7명이 경상을 입었다. 총 14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최원종은 범행 전날인 8월 2일 오후 7시께에도 다수를 살해할 목적으로 성남시 분당구의 백화점과 야탑역, 서현역 등에 흉기를 소지하고 가기도 했으나 실제 범행에는 착수하지 않아 미수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최원종이 폐쇄적 심리상태에서 고립된 생활을 하다 스토킹 조직단체가 자신을 괴롭힌다는 망상을 현실로 착각하고, 폭력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망상으로 인한 경계심과 불안감이 자기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극단적인 공격성으로 발현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원종이 주식 투자를 하거나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을 정도의 학업능력을 갖춘 점, 범행 수일 전 '심신 미약 감경'을 한 차례 검색한 점 등을 토대로 최원종이 심신 미약 상태에 빠져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최원종은 검찰 조사에서도 타인이 자신을 스토킹하며 괴롭힌다는 망상 증세를 계속해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원종은 경찰조사 때 범행을 지난 2일에 하려다 이튿날인 3일에 한 배경에 대해 "무서워서 그냥 집으로 돌아갔다"는 취지로 밝혔지만, 검찰 조사에서 "스토커 세력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주장으로 바꿔 진술했다. 또 "범행 방식을 살인으로 택한 것을 반성한다"면서도 정작 자신이 약속한 반성문은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최원종은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진단받은 뒤 최근까지 3년간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고 홀로 살며 망상증세를 보이던 최원종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비슷한 증세를 겪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증세가 더욱 심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전 심신미약을 검색한 이유 역시 본인의 망상을 감경 사유로 생각한 것이 아니라, 음주 등의 상태로 범행하면 감경이 되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을 정도로 최원종은 망상을 현실로 맹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다.
"엄마, 내가 채 상병을 못 잡았어" 해병대 생존장병 가족, 사단장 고발
- 급류에 휩쓸렸다 구사일생 구조된 병장
- "외상 후스트레스장애로 입원 중"
- 임성근 사단장 찾아오지도 않아
- 과실치상, 직권남용으로 고발
"아들은 처음 통화에서 '엄마 내가 채 상병을 못 잡았다'라고 울었습니다."
경북 예천 수색 작전의 생존 장병인 해병대 A 병장의 어머니는 13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내 울음을 삼키며 힘겹게 말을 이었다. A 병장은 지난 7월 19일 예천 실종자 수색 당시 급류에 휩쓸렸던 3명 중 한 명으로, 채 상병과 함께 50~80m가량 떠내려가다 가까스로 구조됐다. 심각한 외상 후스트레스장애(PTSD) 증세를 보이는 A 병장은 병가를 내고 영외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A 병장 어머니는 사고 직후 아들이 걱정돼 면회라도 하려 했지만 해병대가 이를 막았다고 전했다. 사고 17일 후에야 휴가 나온 아들을 처음 만났지만 몹시 불안해했다. 어머니는 "늘 잠꾸러기였던 제 아들은 집에 와서 하루도 편하게 잠을 못 잤다"며 "땀을 뻘뻘 흘리며 깨기도 했고, 어느 날은 울면서 깨는 모습도 보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돌아오지 못하는 채 상병과 그 복구작전인지 몰살작전인지 모를 곳에 투입됐던 그 대원들 모두 제 아들들이다. 제 아들들 모두 정상으로 돌려놓으라"며 울었다.
하지만 해병 1사단 임성근 사단장은 생존 장병들을 한 번도 찾아오거나 사과한 적이 없다고 한다. 또 생존 장병을 위한 트라우마 치료는 집단으로 이뤄진 교육이 전부였다고 한다. A 병장 어머니는 "제 아들들한테 사과할 시점은 지나도 한참 지났다"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지금의 상황에는 실망감을 넘어 정말 배신감을 느낀다"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당신은 작전에 투입된 해병대원들을 전우라고 생각하고 있느냐, 아니면 (대원들은) 그저 당신의 입신양명을 위한 도구였느냐"고 분노했다.
A 병장 어머니는 이날 오후 업무상 과실치상·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임 사단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그는 "저는 이런 참담한 현실에 제 심장이 뜯겨나가는 분노를 표하며 해병 1사단 임성근 사단장을 고발한다"라고 밝혔다. 생존 장병 가족이 임 사단장을 고발한 것은 처음이다.
고발대리인 강석민 변호사는 "A 병장은 입수명령에 따라 물에 들어갔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 나왔다"며 "입수 명령을 내린 임 사단장이 과실이 있고, 임무 수행으로 A 병장의 건강권이 침해돼 직권남용죄도 성립한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지난달 24일 경북경찰청에 대대장 2명(중령)에 대해서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사건을 재이첩했다. 해병대 수사에서 혐의자에 포함된 임 사단장, 여단장, 중대장, 중사급 간부는 혐의를 빼고 사실관계만 적시해 경찰에 넘겼다.
'소득 1억ㆍ집값 6억' 특례보금자리론 문 닫는다
- 일반형 상품, 일시 2 주택 26일까지만 공급
- 우대형 상품은 "목표 넘더라도 1월까지 공급"
- 주택구입에 24조 금통위도 "대응 시급" 지적
정부가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공급을 이달 27일부로 중단한다. '우대형' 대상자라도 기존 주택을 갈아타려는 수요자는 이 정책모기지를 받을 수 없게 된다.
특례보금자리론은 기존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을 통합해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선보인 데다 소득이나 주택가격 기준, 대출한도도 완화돼 수요가 많았다. 하지만 특례보금자리론이 과도한 국내 가계대출을 최근 다시 늘린 주요 요인으로 파악되면서 공급을 제한하기로 했다.
낮춘 정책모기지 문턱, 다시 높인다
금융위원회는 13일 관계부처 및 기관과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를 열어 "특례보금자리론이 한정된 지원여력을 서민·실수요층 등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공급요건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책모기지를 담당하는 주택금융공사(주금공)는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자와 일시적 2 주택자에게는 오는 26일까지만 공급 신청을 받기로 했다. 27일부터는 접수를 중단한다.
일반형 지원대상은 부부합산 연소득이 1억 원을 넘는 차주거나 담보 주택이 6억 원 초과인 경우다. 일시적 2주택자는 기존 주택을 3년내 처분하는 조건으로 신규 주택 구입자금으로 대출을 이용하는 대출 수요자를 말한다.
주금공은 다만 서민·실수요층에 해당하는 '우대형' 특례보금자리론은 계획한 대로 내년 1월까지 지속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우대형은 부부합산 연소득이 1억원 이하이고 주택가격은 6억원 이하일 때 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올린 직후인 지난 8일 기준 유효신청이 37조 6482억 원(14만 7456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공급 목표금액 39조 6000억 원의 95.1%다. 당국은 이런 추세라면 10월 중 목표한 공급자금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당국은 "공급목표 도달 등을 감안해 공급 대상을 저소득·실수요자 위주로 재편한 것"이라며 "당초 공급목표를 다소 초과하더라도 우대형 특례보금자리론은 내년 1월까지 공급을 최대한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4조 원 '신규주택 구입용도' 공급
특례보금자리론은 금리 상승에 따른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차주 상환 부담을 줄이는 한편, 전셋값 급락으로 주택시장 불안이 커지는 '역전세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정책모기지다. 하지만 집값이 떨어진 시기 신규 주택구입 수요가 3분의 2 가까이 차지했다.
주금공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특례보금자리론은 일반형이 16조 1517억 원(5만 5631건), 우대형은 21조 4965억 원(10만 1825건)의 유효신청이 이뤄졌다. 금액 기준으로 일반형이 39%, 우대형이 61%다.
이를 자금용도로 구분하면 '신규주택 구입'이 23조 6139억 원(9만 3207건)으로 전체의 62.7%를 차지했다. '기존대출 상환'이 11조 4643건(5만 4213건), '임차보증금 반환'은 2조 5700억 원(1만 36건)으로 각각 30.5%와 6.8%였다.
통화당국도 가계부채 증가에 특례보금자리론 영향을 지목하고 있다. 지난 12일 공개된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당시 한 금통위원은 "가계부채는 정책금융 지원 등 공급 요인과 주택 가격 상승 기대에 따른 수요 요인이 중첩되면서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시급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한국은행은 8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이 1075조 원으로 한 달 새 6조 9000억 원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증가세(+2조 3000억 원)로 돌아선 뒤 다섯 달 연속 증가했고 증가폭도 매월 커졌다. 8월 가계대출 중 주담대는 7조 원 늘어 지난 3월 이후 6개월 연속 증가를 기록했다. 증가 폭은 2020년 2월(7조 8000억 원) 이후 3년 반 만에 최대다.
주금공은 "앞으로의 특례보금자리론 공급실적과 재원조달 상황, 가계부채 추이 등을 모니터링하며 운영방안 미세조정을 검토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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