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4번 타순에 에레디아가 있을 때와 없을 때. '16안타 11 득점', 결과로 말했다
SSG는 험난한 8월을 보냈다. 투수진 전체에 피로도가 높아지는 시기이기도 했지만, 개막 이후 4번 타자로 타선의 중심을 잡고 있던 외국인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부상 공백 상태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에레디아는 지난 3일 수원 KT전에서 2타석만 소화한 뒤 허벅지 통증 때문에 경기에서 빠졌다. 그 뒤로 재활과 두 차례 2군 경기 출전을 거쳐 비 때문에 문학 키움전이 취소된 지난 29일 1군에 복귀했다.
LG와 선두 싸움을 하던 SSG는 에레디아가 타선에서 제외된 가운데 9승9패로 주춤한 행보를 보이며 동일 기간 팀타율도 0.248, 팀 OPS 0.683으로 주저앉았다. 8월 4일 이후로 보자면 두 부문 모두 9위에 해당할 만큼 공격력이 떨어졌다.
에레디아는 30일 문학 키움전에서 4번 지명타자로 돌아왔다. 동시에 팀 타선에서의 본인의 존재감을 바로 입증했다.
이를테면 4번타자가 힘이 있을 때 팀 타선 전체를 살리는 효과를 냈다. 에레디아는 이날 5타석 4타수 3안타 3타점을 올렸다. 0-1이던 1회 말 1사 1·3루에서 상대 선발 이안 맥키니를 상대로 좌중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며 복귀 신고를 하더니 3-1로 앞서던 3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6번 하재훈의 좌월 3점 홈런에 홈을 밟았다.
4회 세 번째 타석에서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추가한 에레디아는 8-2로 크게 앞서던 5회 2사 1·3루에서 좌익수 왼쪽 깊은 곳으로 뻗어가는 2루타로 또 하나의 타점을 올렸다.
SSG는 이날 선발 마운드에 커크 매커티를 올린 가운데 키움 타선에 선발 전원안타 등 16안타를 내주면서 투수들은 대체로 흔들리는 흐름이었지만, 영양가 있는 16안타로 맞대응한 타선의 힘으로 11-7로 승리했다.
에레디아는 복귀 전까지 타율 0.332 11홈런 58타점을 기록했다. 리그 최상위권 ‘애버러지’에 ‘장타력’도 어느 정도 겸비한 에레디아가 4번 타자로 중심을 잡자 타선 전체가 바로 견고해지는 느낌. 이날은 2번 최지훈(3안타), 3번 최정(3안타), 5번 박성한(3안타), 6번 하재훈(3안타) 등 주변 타순이 모두 살아나는 효과로도 나타났다.
에레디아는 팀내 유일한 3할 타자다. 에레디아 다음으로는 최정이 이날 경기 포함, 타율 0.299로 뒤를 잇는다. 타율보다는 장타력이 특화된 타자들이 많은 팀타선의 밸런스를 잡는 역할을 하고 있다.
비 때문에 다른 4경기가 취소된 가운데 SSG는 이날 승리로 60승(1 무 47패) 고지에도 올랐다. 2위 KT에 1 게임차로 따라붙으면서 선두 LG와는 5.5 게임차 간격을 보였다. 에레디아의 가세로 다시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
'발사각 40도 문샷' 쏘아 올리는 괴력, 하재훈 덕에 활력 얻은 SSG
물오른 타격감의 하재훈(33)이 SSG 랜더스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재훈은 30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에 6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장해 4타수 3안타 1 홈런 5타점으로 팀의 11-7 승리를 이끌었다. 5월 26일 잠실 두산 베어스 전(3타점) 이후 3개월여 만에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을 경신했다.
3연승을 달린 SSG는 시즌 60승(1무47패) 고지에 올랐다. 2위 KT 위즈(62승 2 무 47패)와 격차도 1경기로 좁혔다. 반면 최하위 키움(47승 3 무 70패)은 3연패에 빠졌다.
하재훈은 이날도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26일 잠실 두산전부터 3연속경기 홈런을 터트렸다. 26일에는 빠른 판단과 전력질주로 데뷔 첫 그라운드 홈런을 만들었고, 이튿날에는 두산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의 시속 155㎞ 직구를 잡아당겨 비거리 133.3m의 장쾌한 아치를 그리더니 이날도 엄청난 힘을 과시했다. 하재훈은 3-2로 앞선 3회 말 무사 1·2루서 키움 선발투수 이안 맥키니의 한가운데 몰린 실투를 퍼 올려 좌월 3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발사각이 40도로 무척 높았는데도 시속 170.3㎞에 달한 타구속도로 이른바 ‘문샷’을 날렸다.
하재훈은 야수로 재전향한 성공사례가 돼 가고 있다.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이던 2019년 36세이브로 이 부문 타이틀을 따낸 그는 오른쪽 어깨 부상 탓에 더는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방망이를 다시 든 지 불과 1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당초 야수로 프로무대에 발을 디딘 만큼 채 꽃 피우지 못한 재능을 한껏 되살리고 있다.
하재훈은 난타전 양상을 보인 이날 경기에서 양 팀 타자들을 통틀어도 가장 빛났다. SSG 타자들은 장단 16안타를 합작했는데, 하재훈 외에도 멀티히트를 터트린 타자는 최지훈, 박성한(이상 5타수 3안타), 기예르모 에레디아(4타수 3안타), 최정(3타수 2안타) 등 5명이나 됐다. 심지어 키움에서도 주성원, 김혜성, 송성문(이상 5타수 2안타), 로니 도슨(5타수 3안타), 김시앙(4타수 3안타) 등 5명이 멀티히트를 쳤다.
난타전 속에서도 낭중지추가 될 정도로 활약하니 SSG도 하재훈 덕분에 활력을 얻는다. 하재훈은 마치 한을 풀 듯 있는 힘껏 방망이를 돌리고, 부서질 듯 뛰고, 몸을 던져 수비한다. 김원형 SSG 감독도 행여 하재훈이 다칠까봐 우려할 정도다. 그런데 김 감독은 그의 첫 그라운드 홈런을 두 눈으로 본 뒤에는 “그 전력질주 덕분에 한동안 가라앉아있던 팀 분위기도 단숨에 뜨거워졌다”라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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