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야구 인기글 TOP 5🎊
1. 23년 9월 2일, 기아 타이거즈 대 SSG 랜더스
2. 23년 9월 5일, SSG 랜더스 대 한화 이글스
"택시 타고 바로 오라고" KBO 초청 못 받았는데 지명받은 신인. 대학원서는 쓰레기통으로 '기분 좋게 창원행'
"학교에서 보고 있었는데, 지금 유니폼 입고 택시 타고 바로 오라고…”
KBO가 현실적으로 모든 예비 신인을 신인드래프트 행사장에 초청할 순 없다. 지명이 유력한 상위 라운드 위주의 예비 신인들이 현장을 찾기 마련이다. 그런데 NC 다이노스가 11일 2025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서 지명한 선수가 현장에 없는 일이 발생했다. 경기상업고 내야수 유재현(18).
5라운드지만, NC가 김휘집 트레이드로 1라운드와 3라운드 신인을 못 뽑은 걸 감안하면 구단 마음속의 3라운드다. KBO는 지명을 예상하지 못했지만 NC는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올해 고교대회 23경기서 88타수 31안타 타율 0.352 24타점 19 득점 20 도루를 기록했다. 삼진을 아홉 차례 당하면서 사사구 12개를 얻어냈다.
NC 민동근 스카우트팀장은 유재현을 두고 “상위권 내야자원으로 분류된 선수다. 작년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올해 중간부터 페이스가 올라와 5라운드서 뽑을 수 있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가장 빠른 주력을 보유한 자원이다. 유격수, 2루수, 1루수, 넓게는 외야까지 소화 가능한 선수다. 공격력도 갖췄다. 공수주 모두 뛰어난 자원으로 판단해 지명했다”라고 했다. 유재현은 “지명된 오후 3시 20분쯤에 연락을 받았다. 학교에서 애들이랑 보고 있었는데, 유니폼 입고 택시 타고 바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냥 심장 쫄깃한 채 ‘언제 뽑힐까’, ‘뽑히면 좋겠다’, ‘뽑힐 수도 있을 것 같다’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NC는 나를 1년 동안 관심 있게 지켜본 구단이다. NC가 ‘내 이름을 부를까’ 계속 그 생각만 하고 있었다”라고 했다.
헐레벌떡 드래프트가 열리던 서울 잠실 롯데호텔로 와서 NC 구단과 취재진을 만났다. 유재현은 “택시를 타고 오는데 1시간 정도 걸렸다. 엄마는 엄청 울었다. 아직도 NC에 지명된 게 실감 나지 않는다”라고 했다.
본인도 멀티포지션 능력을 최대 이점으로 꼽았다. 유재현은 “포수, 투수 빼고 모든 포지션을 볼 수 있다. 1~2학년 때 외야수로만 나갔고, 올해 유격수와 2루수까지 봤다. 타석에서도 쉽게 죽지 않는다. 아웃되지 않고 끈질기게 어떻게든 살아나가는 선수다. 도루 능력도 있다”라고 했다.
NC에서 가장 만나고 싶은 선배는 간판스타 박민우다. 유재현은 “그냥 타석에서 모든 공을 정타로 만드는 컨택의 신이시다. 그런 능력이 정말 대단하다. 영상을 많이 찾아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추어와 프로는 많이 다르다. 피지컬이 안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단점을 보완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유재현은 이날 끝내 지명을 받지 못했다면 대학에 진학하려고 했다. “오늘 아침까지 대학 원서를 준비했다. 사지는 않았고 제출할 준비만 했다”라고 했다. 그런 유재현은 NC의 지명으로 인생을 바꿀 기회를 잡았다. 대학원서는 쓰레기통으로 갔다. 이제 유재현이 NC에 보답하는 일만 남았다.
"KIA 때문에 야구시작했는데..." 롯태형 될 뻔한 갸태형. 서울 유학→실력 키우고 고향팀 입단 성공
서울 덕수고 출신인데 뼛속까지 KIA 타이거즈였다.
1라운드 5순위로 KIA 심재학 단장이 '너 땜시 살아야 2'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뽑은 우완 투수 김태형.
알고 보니 서울에 야구 유학을 온 'KIA맨'이었다. 드래프트장에서 아버지가 뽑아준 KIA에게 "사랑합니다"를 외칠 정도로 '찐' KIA 팬 집안이었다.
김태형도 "KIA 때문에 야구를 시작했다"면서 "집이 지금도 광주에 있고 화순초, 화순중을 나왔다. 고등학교는 지인 추천을 받아서 서울에서 해보고 싶어 덕수고로 갔다. 항상 마음엔 KIA 티이거즈를 응원하고 있었다"라고 팬심을 밝혔다.
친구와 자취를 하면서 덕수고에서 야구를 한 김태형은 "2학년때부터 기회를 얻어서 지금까지 할 수 있었다. 덕수고에 온 것을 잘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서울에서 유학해 자신의 기량을 향상했고, 자기가 원하는 팀인 KIA에 입단까지 했으니 그야말로 서울 유학은 대 성공이었다.
드래프트를 앞두고 위기가 있었다. 롯데는 왼손인 김태현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김태형 감독이 드래프트 전날 의미심장한 말을 했던 것.
롯데는 삼성 라이온즈가 배찬승을 뽑을 경우 왼손 김태현과 오른손 김태형 중 1명을 뽑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김 감독이 "똑같은 기량이라면 왼손이 우선이다. 그런데 오른손 투수도 좋다고 하더라. 영상을 봤는데 좋더라"면서 "오른손 투수는 예전부터 잘해왔다고 하고 왼손은 요즘 잘한다더라. 갑자기 잘하는 애들은 조금 위험할 수 있다. 기복을 갖고 있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김태현보다 자신과 이름이 같은 김태형을 더 선호한다는 뜻을 비친 것.
롯데가 왼손 투수가 필요한 상황이라 김태현을 뽑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였는데 김 감독의 발언으로 방향이 바뀔 수도 있게 됐다.
김태형은 "다른 팀을 가기 싫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KIA에 뽑히고 싶었다"면서 "롯데가 다른 선수를 뽑아 KIA가 설마 나를 뽑아주시려나 했는데 진짜 뽑아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라고 당시 심정을 말했다.
이번에 덕수고에서는 6명의 프로 선수를 배출했다. 전체 1번인 정현우(키움·투수)과 5번 김태형, 6번 박준순(두산·내야수), 4라운드 내야수 배승수(한화), 5라운드 외야수 박민석(KT), 8라운드 내야수 우정안(LG) 등이 함께 지명을 받았다.
프로에 간 동기들 중 누구와 맞붙고 싶냐고 묻자 김태형은 "두산에 간 준순이와 붙고 싶다"라고 했다. "준순이가 고등학교 때부터 인터뷰 때 나를 상대로 강하다고 해서 프로에서는 내가 편하게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150㎞에 이르는 직구에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를 뿌리는 김태형은 가장 자신있는 무기로 슬라이더를 꼽았다.
자신이 롤 모델로 꼽은 양현종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훈련할 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김태형은 "양혀종 선배님께 1군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지 여쭤보고 싶다"라고 했다.
앞으로 입단을 위해 보완할 게 있냐고 묻자 김태형은 "보완하기 보다는 일단 몸을 더 만들어야 될 것 같다"면서 "몸을 만들면서 캐치볼은 쉬지 않고 꾸준히 해서 바로 가면 정상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라고 현실적인 답변을 내왔다.
6순위인데 유니폼 이름 새긴 도박? 확신이었다. "김택연처럼, 올해 야수 '넘버 원' 자긍심"
"올해 야수 가운데 '넘버 원'이라는 자긍심을 선수에게 심어주고 싶었다."
두산 베어스는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KBO 신인드래프트'에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지명한 덕수고 내야수 박준순(18)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준비했다. 두산은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한 김택연(19)의 유니폼 역시 이름을 새겨서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는 지명 순서가 2번째라 변수가 많지 않았다지만, 올해 두산은 6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었다. 1라운드 지명 선수가 대략 정해져 있다고 해도 혹시나 상위 지명팀에서 지명 직전에 마음을 바꾸면 기껏 이름을 마킹한 유니폼을 사용하지 못하는 일이 생길지도 몰랐다.
하지만 두산은 박준순을 품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올해 고교 대어급 가운데 정현우(1라운드 1순위 키움), 정우주(1라운드 2순위 한화), 배찬승(1라운드 3순위 삼성) 등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투수 유망주들이 많았다. 상위 지명팀에서 투수들을 데려가면, 후순위인 두산은 가장 좋은 야수를 뽑자는 계획을 세우고 움직였다. 야수 최대어가 바로 박준순이었다. 그리고 이변은 없었다.
10개 구단에 지명된 110명 모두 각 구단 유니폼을 선물받지만,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받는 건 또 다른 의미다. 김택연은 지난해 지명 직후 "다들 두산 유니폼이 정말 잘 어울린다고 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유니폼에 내 이름을 새겨주셨을 줄은 몰랐는데 이렇게 하나하나 신경을 써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나를 생각하고 유니폼을 제작했다는 것에 대해서 감동적이고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며 감동했다.
두산 관계자는 "6번째 순번이었기 때문에 변수가 있었지만, 박준순을 지명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또 올해 야수 가운데 '넘버 원'이라는 자긍심을 선수에게 심어주고 싶었다. 지난해 2024번과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받고 올해 마운드에서 마무리투수로 맹활약 중인 김택연처럼 박준순도 두산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라고 이야기했다.
두산이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내야수를 지명한 것은 2009년 2차 1라운드 전체 7순위 허경민 이후 16년 만이다. 허경민은 두산의 황금기를 이끈 주전 3루수이고, 지금도 건재하다. 1차지명까지 포함하면 2021년 안재석 이후 4년 만이다. 그만큼 두산은 박준순을 향한 기대감이 크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오랜만에 1번을 내야수로 지명했다. 박준순은 올해 최고의 내야수다. 앞으로 두산 내야의 한 축을 20년 동안은 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5툴에 가까운 올해 최고 내야수"라고 엄지를 들었다.
두산은 올해 박준순을 비롯해 5라운드 이선우, 6라운드 한다현 등 내야수 보강에 집중했다. 2루수는 강승호로 세대교체에 성공했지만, 유격수 김재호와 3루수 허경민의 후계자는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유격수는 지난해는 이유찬, 올해는 박준영을 주전으로 낙점하고 시즌을 맞이했는데 2년째 주전 없이 상황에 따라 돌려쓰고 있다. 그만큼 내야수 뎁스가 얕아진 게 사실이다.
두산 스카우트 관계자는 "올해 드래프트의 콘셉트는 내야수와 투수 보강이었다. 준수한 투수 6명과 내야수 3명을 수확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 올해 전반적인 내야수 풀이 괜찮았다. 야수 최대어 박준순을 비롯해 눈여겨봤던 이선우와 한다현까지 모두 지명에 성공했다"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두산은 2016년(2라운드 황경태, 6라운드 서예일, 8라운드 야구렬) 이후 가장 많은 내야수를 지명하기도 했다.
박준순은 "내 목표가 야수 전체 1번이었다. 이루게 해 주신 두산 관계자들께 감사하다. 뒷바라지하느라 고생하신 부모님께도 감사하고 사랑한다. 어떤 공이든 밀리지 않는 콘택트 능력이 내 장점이라 생각한다. 롤모델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 선배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이고,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를 닮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두산은 마운드 보강에도 만족감을 표현했다. 두산 스카우트 관계자는 "마운드에서도 점찍었던 선수들을 지명할 수 있었다. 최민석(2라운드)과 홍민규(3라운드)는 최고 구속 140㎞ 후반대에 제구력을 갖춘 투수들이다. 좌투수 황희천(4라운드)도 투구폼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하위 라운드에 지명된 선수들도 모두 각자의 경쟁력이 있다. 올해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된 선수들 모두 건강하게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길 바란다"라고 했다.
◆ 두산 베어스 2025년 신인드래프트 지명선수 명단
- 1라운드: 박준순/ 내야수/ 우투우타/ 덕수고
- 2라운드: 최민석/ 투수/ 우투우타/ 서울고
- 3라운드: 홍민규/ 투수/ 우투좌타/ 야탑고
- 4라운드: 황희천/ 투수/ 좌투좌타/ 충암고
- 5라운드: 이선우/ 내야수/ 우투좌타/ 충암고
- 6라운드: 한다현/ 내야수/ 우투좌타/ 라온고
- 7라운드: 양재훈/ 투수/ 우투우타/ 동의과학대
- 8라운드: 김성재/ 포수/ 우투우타/ 선린인터넷고
- 9라운드: 주양준/ 외야수/ 우투우타/ 경남고
- 10라운드: 연서준/ 투수/ 좌투좌타/ 비봉고
- 11라운드: 최우혁/ 투수/ 우투좌타/ 라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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