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11월 16일, APBC 대한민국 대 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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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金 4번 타자' 노시환, APBC 역시 해결사로. 세대교체 선봉장 우뚝
한화 이글스 노시환(23)이 태극마크를 달고 다시 한번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노시환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회 예선 첫 경기 호주전에 4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대표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노시환은 연장 10회 말 승부치기 무사 1, 2루에서 대니엘 맥그라스의 한가운데 체인지업을 공략해 끝내기 안타를 뽑았다.
노시환은 2023 KBO리그 최고 타자 중 한 명이다. 정규시즌 13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8 31 홈런 101타점 85 득점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 2관왕에 등극했다. 특히 장종훈, 박재홍, 이승엽에 이어 역대 4번째 23세 이하 나이로 30 홈런 100타점을 돌파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노시환은 한 달 전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 출전해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을 견인했다. 총 6경기에 나와 타율 0.438(16타수 7안타) 6타점, 4 사구 8개를 기록했다. 출루율은 0.577로 높았다. 타격 부진을 겪은 강백호(KT 위즈)를 대신해 세 번째 경기였던 태국전부터 4번 타자의 중책을 맡게 됐다.
예선에서 대만에 패한 한국은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일본을 2-0으로 꺾고 결승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노시환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일본전 선발 투수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이 6이닝 동안 2피 안타 2 볼넷 9 탈삼진 무실점을, 노시환은 결승타를 포함해 대표팀의 2타점(3타수 1안타)을 홀로 책임졌다. 6회 1사 1·3루에서 1타점 희생 플라이를, 8회 2사 2루에선 쐐기 1타점 적시타를 뽑았다.
노시환은 팀 동료 문동주와 함께 대표팀이 대회 4 연속 금메달을 획득하는 주역으로 활약했다.
왼쪽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 노시환은 든든하다. 대표팀은 이날 8개의 안타를 기록했으나 찬스에서 집중력 부족으로 번번이 득점에 실패했다. 노시환이 해결사였다.
1회 첫 타석에서 범타에 그친 노시환은 3회 말 두 번째 타석에선 2루수 방면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5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선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때려냈다. 노시환은 1-2로 뒤진 7회 말엔 10구 승부 끝에 3루수 실책으로 출루했다.
이후 2-2로 맞선 연장 10회 말 무사 1, 2루 승부치기 상황에서 노시환에게 기회가 돌아왔고 결국 끝내기 안타를 치고 포효했다.
한국 야구는 최근 국제대회 부진 속에 항저우 AG부터 본격적인 세대교체에 나서기로 했다. 올해 처음 성인 대표팀에 뽑힌 노시환은 AG에 이어 APBC에서도 세대교체의 선봉장으로 앞장서고 있다.
호주전 102구 5와 3분의 2이닝 2 실점 문동주 "아쉽지만 팀이 이겨 좋아"
- 삼중고와 싸우고도 무너지지 않아. 미래 에이스 문동주 또 자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이 열린 지난달 7일, 한국야구는 미래의 국가대표 에이스를 얻었다.
문동주(20·한화 이글스)는 금메달이 걸린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6이닝 3피 안타 7 탈삼진 무실점의 흠잡을 곳 없는 역투를 펼쳤다.
6회 1사 2루에서 삼진 두 개를 연달아 잡아내고 포효하는 모습은 2023년 한국 야구를 상징하는 장면 가운데 하나로 남았다.
아무리 좋은 투수라도 매 경기 잘 던질 수는 없는 일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환희를 느꼈던 그날 이후 한 달여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오른 문동주는 오랜만의 실전 등판, 구심의 좁은 스트라이크 존, 타선의 부진 등 삼중고를 겪었다.
문동주는 16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호주와 대회 첫 경기에 선발 등판, 5⅔이닝 102구 5피 안타(1 홈런) 4 볼넷 5 탈삼진 2 실점을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소속팀에 복귀해 등판 없이 시즌을 마쳤던 그는 APBC 대표팀에 소집된 뒤 8일 국군체육부대(상무)와 연습경기를 통해 오랜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당시에는 최고 시속 150㎞의 빠른 공을 앞세워 3이닝 44구 1피 안타 4 탈삼진 1 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류중일 감독은 첫판 기선제압을 위해 에이스 문동주를 선발 투수로 낙점했으나 첫 타자부터 상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리엄 스펜스와 7구 대결을 벌인 끝에 볼넷을 내준 것이다.
볼 카운트 2 볼 2 스트라이크에서 던진 6구째 빠른 공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한 것처럼 보였으나 구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당황한 표정을 숨기지 못한 문동주는 3번 타자 릭슨 윙그로브에게도 볼넷을 내줬고, 2사 후 클레이턴 캠벨에게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허용했다.
어떤 공을 던지든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었던 아시안게임 결승전과는 달리, 이날은 오랜만에 나선 실전 등판인 탓인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문동주는 1회 선취점을 내준 뒤 2회부터 5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벌였으나, 대표팀 타선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2회 1사 1, 2루에서 나온 김형준의 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들었지만, 계속된 1사 만루 기회는 내야 땅볼 2개로 날려 버렸다.
대표팀 타선은 3회 무사 1, 2루와 4회 1사 1루, 5회 1사 1, 3루 등 숱한 기회를 날렸다.
1-1 스코어가 계속 이어진 탓에 한시도 방심할 수 없었던 문동주는 결국 6회 선두타자 알렉스 홀에게 높은 직구를 던지다가 1점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투아 웃을 잡은 뒤에는 구심의 이해하기 힘든 볼 판정 때문에 다시 볼넷을 허용하고 마운드를 김영규에게 넘겼다.
다행히 결과는 한국의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8회 김주원(NC 다이노스)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고, 10회 노시환(한화)의 끝내기 안타로 3-2,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경기가 끝나고 만난 문동주는 "6회를 마무리하고 내려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고 선발승도 거두지 못했지만, 팀이 이겨서 좋다"라고 말했다.
문동주는 "오랜만에 나가서 그런지 감도 떨어지고 확실히 힘이 없었다"며 "경기 초반뿐 아니라 계속 힘든 느낌이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5회까지 공 88개를 던지고 6회에도 등판했던 상황에 대해선 "제가 더 던지겠다고 했다. (감독님도) 처음부터 맡기실 생각이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문동주는 "좌우로 많이 좁은 느낌이었다. 한국에서 '로봇 심판'을 경험하고 왔는데 그거랑 비슷했다"라고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