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3월 12일, KIA타이거즈 대 한화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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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야구

24년 3월 12일, KIA타이거즈 대 한화이글스

by 만물보부상 2024.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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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여! 왜 그려어~!" 7 사사구 9 실점 KIA 영건 대참사. 류현진도 긴장했다

KIA타이거즈 투수 장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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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여, 왜 그려어!"

한화 이글스 에이스 류현진(37)의 12년 만에 국내 마운드 복귀전으로 기대를 모은 1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 한화와 KIA 타이거즈의 시범경기가 열린 가운데 1회 말 관중석에서 분노에 찬 목소리가 나왔다. KIA 투수 장민기가 2 타자 연속 사구를 기록하자 한 팬은 "뭐여, 왜 그려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목소리는 중계방송을 타고 전국에 중계됐다. 그만큼 KIA 영건들이 답답한 제구력으로 관중들의 속을 태웠다.

4사구가 쏟아지자 난감해 하는 KIA 타이거즈 장민기 선수.

이범호 KIA 감독은 12일 한화와 시범경기에 나설 선발투수로 좌완 장민기(23)를 낙점했다. 장민기는 2021년 2차 2라운드 14순위에 KIA에 지명받은 유망주다. 프로 첫해 1군에서 21경기, 2승1패, 2 홀드, 23⅓이닝, 평균자책점 3.47을 기록한 뒤 상무에 입대해 군 문제부터 해결했고, 올해 본격적인 복귀 시즌을 맞이했다. 이 감독은 장민기와 황동하를 6 선발 경쟁을 붙이면서 선발투수층을 두껍게 확보해 두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황)동하랑 둘이 만약 선발투수들이 안 좋거나 부상일 때 6, 7번으로 생각하고 있는 투수다. 그래서 오늘(12일) 시범적으로 한번 던져보기로 했다. 동하는 그동안 캠프에서 많이 체크를 했고, (장) 민기는 이제 제대하고 와서 이번에 등판했을 때 시즌에 6번이나 7번 선발로 쓸 수 있을지 평가하는 자리"라고 했다.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 배탈로 이탈하는 변수도 있었다. 이 감독은 "원래 오늘(12일) 던지는 타이밍인데, 배탈이 나서 속이 조금 안 좋다고 하더라. 어제 간단히 불펜 피칭을 시켰고, 한 턴을 건너뛰고 다음에 던지게 하려 한다. 그래서 아마 불펜 피칭을 한 20개 정도 한 것 같다. 원래 불펜 피칭은 창원에서 해야 했는데, 배탈이 나서 대전 와서 어제 한 것이다. 시범경기니까 굳이 무리하게 던지게 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양현종은 오는 18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장민기는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 ⅔이닝 42구 2피안타(1피홈런) 5 사사구 7 실점에 그쳤다. 4 사구 수가 말해주듯 제구가 너무도 흔들렸다. 42구 가운데 볼에 23개로 스트라이크(19개) 보다 더 많았다. 선발 가능성을 시험하는 무대라 중압감을 느꼈는지 기대 이하의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KIA는 1회초 이우성의 2루타와 김도영의 1타점 적시타로 1-0 선취점을 뽑으며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라 있었다. 한화 선발투수 류현진을 상대로 선취점을 뽑았기에 1회 말만 잘 틀어막으면 분위기가 더 고조될 수도 있었다.

장민기는 1회말 최인호와 페라자를 연달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볼만 연달아 나올 정도로 제구가 좀처럼 되지 않았다. 1사 1, 2루에서는 노시환에게 우월 3점 홈런을 얻어맞아 1-3으로 경기가 뒤집혔다.

KIA 타이거즈 2번째 투수로 급히 나섰던 김민주 선수.

홈런을 맞은 뒤 누상에 주자가 없어진 만큼 다시 투구를 이어 가면 됐다. 장민기는 채은성을 투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2사까지 버텼다. 그러나 다음 타자 문현빈에게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맞은 뒤로 급격히 무너졌다. 김강민과 이도윤을 볼넷과 사구로 내보내 2사 만루 위기에 놓였고, 다음 타자 최재훈마저 밀어내기 사구를 허용하면서 멘털이 완전히 무너진 모습을 보여줬다. 1-4까지 벌어지고 연속 사구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다소 험악해질 수 있는 상황이 되자 이 감독은 우완 김민주로 교체했다. 김민주는 2024년 7라운드 입단 신인이었다.

김민주는 스프링캠프까지 좋은 평가를 받았던 투수지만, 갑자기 등판해 2사 만루 상황을 이어 가기는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첫 타자 최인호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고, 페라자에게 중전 적시타, 안치홍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또 내줘 1-7이 됐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는 노시환에게 우중간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아 1-9까지 벌어졌다. 김민주는 2사 1, 2루에서 채은성을 중견수 뜬 공으로 잡으면서 겨우 1회 말을 매듭지었다.

7 사사구를 쏟아낸 영건 듀오의 제구 난조는 지켜보는 관중들을 답답하게 했지만, 류현진도 긴장하면서 지켜봤다. 류현진은 2 아웃이 됐을 때부터 더그아웃 앞에 나와 캐치볼을 하며 몸을 풀고 있었는데, 2 아웃 이후로 9 타자가 더 나왔다. 타순이 한 바퀴 돈 셈이다.

류현진은 1회말 공격 때를 되돌아보며 "시범경기는 투구 수를 생각한 것만큼 던져야 하는데 (공격이) 길어지다 보니까 '아웃돼라' 하고 있었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류현진이 타자들이 아웃되길 바랐던 이유는 비 예보가 있어서였다. 다행히 이날 예보와 달리 오전부터 비가 내리지 않아 경기를 개시할 수 있었는데, 계속 먹구름이 있어 예정된 투구 수를 채울 수 있을지 불안했기 때문. 실제로 경기는 8회 초 2사 후 강한 비가 내리면서 강우콜드게임 선언이 됐다. 다행히 류현진은 4이닝 동안 64구를 던지고, 부족한 투구 수는 불펜에서 채우면서 본인이 원했던 계획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1회말 타선이 9득점 하면서 공격이 길어지자 덕아웃 앞에서 캐치볼을 하며 몸을 풀고 있다.

류현진은 안도했지만, KIA 영건들은 이날 경기를 복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투수는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면 마운드에 설 자리를 확보하기 어렵다.


류현진 어깨 가볍게 한 노시환의 '홈런포' "마음 편하게 해주고 싶었다"

한화 이글스의 노시환이 12일 대전에서 열린 KIA와의 시범경기 1회 홈런을 쳐내는 모습.

"점수를 꼭 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2023시즌 ‘홈런왕’ 노시환(24)이 시범경기 첫 홈런포를 터뜨렸다. ‘에이스’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하는 큼지막한 한 방이었다. 노시환은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전에 4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1회부터 대포를 날렸다.

노시환은 0-1로 뒤진 1회 말 무사 2루에서 KIA 좌완 선발 장민기의 5구째 시속 125㎞ 슬라이더를 공략해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0m 스리런포를 작렬했다. 앞서 류현진이 1회 초 1사 2루에서 김도영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해 0-1로 뒤진 경기를 단번에 뒤집었다. 노시환은 이날 3타수 2안타(1 홈런) 맹타를 휘두르며 5타점을 쓸어 담았다. 한화도 9-1 완승(8회 강우콜드)을 거뒀다.

시범경기 첫 홈런이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지난해 31개 홈런 중 우익수 쪽으로 밀어쳐서 나온 홈런은 9개였다.

노시환은 경기 뒤 “류현진 선배님이 1회 실점해서 점수를 꼭 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홈런이 나왔다”며 “정규시즌에도 이런 상황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라고 활짝 웃었다.

노시환이 12일 대전 KIA와 시범경기 1회에 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1 선발’ 류현진이 정규시즌 등판한 경기는 반드시 잡겠다는 각오도 불태웠다. 노시환은 “1 선발 투수가 나가는 경기는 모든 팀이 공격도 수비도 더 집중한다”며 “타자들이 더 집중해서 투수가 공을 던지기 더 편한 상황을 만들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여기에는 류현진이 다른 팀 1선발 대결에서 이겨줄 거라는 강력한 믿음이 깔려있다. 그는 “살면서 본 투수 중에 제구력이 가장 좋았다. (지난 7일) 청백전에서 느꼈지만, 모든 구종을 던지고 싶은 곳에 던질 수 있는 능력이 있다”라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지난해 홈런 31개를 터트리며 홈런왕에 오른 노시환은 자타공인 한화의 ‘해결사’다. 한화가 올해 5강 이상의 성적을 내기 위해선 노시환의 꾸준한 활약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감각은 날카롭게 살아있다.

이날 포함 4경기에서 타율 0.500(10타수 5안타), 1홈런, 5타점을 기록한 노시환은 “타석에서 공이 잘 보이고 몸 상태도 작년보다 좋은 것 같다”며 “남은 경기에서 타이밍이나 스윙이 괜찮은지 점검하겠다”라고 말했다.


148km로 날린 류현진. 구속 걱정

  • 시범경기 등판 류현진
  • 4이닝 1실점 62구 던지고 교체
  • 노시환 스리런 등 5타점 도우미
  • 던질 때마다 스피드 빨라져

한화 류현진이 1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관중 3500명 응원에 "팬들 함성 커서 기분 좋았다" 17일 롯데전에서 마지막 점검 후 개막전 선발 출격 OK

12년 만에 KBO리그에 복귀한 류현진(37·한화)의 직구를 타석에서 경험한 타자들은 “찍힌 구속보다 빠르게 느껴진다”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7일 구단 자체 연습경기에서 류현진을 상대한 내야수 문현빈도 이 점에 놀라움을 표현했다.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든 류현진은 공의 빠르기보다 칼날 같은 제구력에 강점이 있는 투수다. 기본적으로 대부분 공이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찌르다 보니 타자 입장에서 함부로 방망이를 휘두르기 어렵다. 여기에 체인지업, 커터, 커브 등 완성도 높은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기 때문에 자연히 직구의 위력도 배가된다.

류현진은 앞서 2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처음 타자를 세워놓고 라이브 투구를 했다. 이때 빠른 공 최고 구속은 시속 139㎞였다. 류현진은 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구단 자체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두 번째 실전 투구를 했다. 이번엔 최고 143㎞가 찍혔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당일 류현진의 투구를 지켜본 뒤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평균 구속이 140㎞ 중반대는 나올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리고 류현진은 3번째 실전 투구에서 또 한 번 최고 구속을 갈아치우며 새 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키웠다.

류현진은 12일 대전 홈에서 펼쳐진 KIA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사사구 없이 피안타 3개로 1실점 했다. 삼진은 3개 솎았다. 류현진은 이날 직구 29개 포함 체인지업(12개), 커브(11개), 커터(10개) 등 총 62구를 던졌다. 빠른 공 구속은 최고 148㎞까지 나왔다. 평균 구속은 144㎞였다. 유일한 실점은 1회 나왔다. 선두 타자 박찬호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은 이우성에게 오른쪽 외야 깊은 코스의 2루타를 맞았고, 1사 2루에서 김도영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해 점수를 잃었다.

이후 투구는 완벽에 가까웠다. 특히 4회 1루수 채은성의 실책에서 비롯된 실점 위기를 넘긴 장면이 류현진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 준 장명이었다. 류현진은 나성범에게 내야 땅볼을 유도했으나 채은성이 공을 빠트렸고, 주자는 이 틈을 타 2루까지 갔다. 흔들리지 않은 류현진은 상대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공 3개를 던져 삼진을 잡았다. 이후 최형우와 김선빈을 각각 1루수, 투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괴물’ 다운 위기관리 능력이었다.

류현진은 경기 뒤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팬들의 함성이 커서 기분이 좋았다”며 “던지려고 했던 투구 수와 이닝 수를 다 채우고 내려와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평일 오후 1시에 치러진 이날 경기에는 관중 3500명이 입장해 류현진의 투구를 지켜봤다.

류현진은 1회 KIA 이우성에게 던진 7번째 공의 구속이 148㎞가 나온 것을 두고 “너무 많이 나온 것 같다”면서도 “생각했던 것보다 스피드가 잘 나왔다”라고 흡족해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류현진의 호투와 타선의 폭발력을 앞세운 한화가 9-1, 강우콜드 승리를 거뒀다. 한화는 1회에만 노시환의 스리런포를 포함해 무려 9점을 뽑았다. 6회 마운드에 오른 문동주는 최고 154㎞ 강속구를 뿌리며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류현진은 오는 17일 사직에서 롯데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개막전 등판을 위한 마지막 점검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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